구체적인 세무조사 사례를 살펴보며
이전 글에서는 세무조사의 시작과 함께 그 당시 유명인 A와 법인 B의 상태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제부터 서술하는 글에서는 본격적인 세무조사 내용을 통해 국세청에서 어떠한 부분을 문제삼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국세조사관들과의 미팅
국세청에 출석하기로 한 당일 약속시간에 맞춰 OO국세청에 도착했다.
유명인 A와 법인 B를 함께 담당하던 회계사3분과 함께 국세조사관들과의 첫 미팅이 시작되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주고 받은 후 본격적으로 세무조사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이하, 대화에서 국세조사관은 (국)으로 표기하고 크리에이티브파트너스는 (크)로 표기하겠다.)
(국) : ”3월 법인세 기간이라서 저희가 세무조사를 지금 시작할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도저히 미룰 수 없어서 3월에 세무조사를 하는 점을 좀 이해해주세요.”
(크) : ”괜찮습니다. 사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국) : ”우선 세무조사를 시작하기 전에 주의할 점부터 얘기를 나눴으면 합니다. A씨가 너무 유명인이다 보니 저희도 그렇고 세무대리인측도 부담이 많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이번 세무조사는 보안에 특히 신경을 써 주셨으면 합니다. 자료준비나 진행사항 등 세무조사에 관한 정보는 현재 미팅에 참여하신 분들만 알고 회사 내부의 다른 직원분들은 알지 못하게 보안에 신경써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도 다른 국세조사관들이 알지 못하도록 A씨에 관한 자료는 별도 보관하고 회의를 할 때는 문을 잠그고 하고 있습니다.”
(크) : ”네, 저희도 그 부분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회사 내부에서 세무조사에 관해 알고 있는 사람은 미팅참여자뿐입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국) : ”그럼 이제 저희가 정리한 자료 함께 보면서 얘기나누면 될꺼 같습니다.”
금융거래 국세청의 눈을 피할 수 없다.
국세조사관이 국세청에서 준비한 프린트된 자료를 우리에게 건내며 말했다.
(국) : ”저희가 은행으로부터 받은 법인 B의 최근 5년간 외화 입금 내역을 정리한 자료입니다. 은행으로부터 받아 정리한 자료와 법인 B가 신고한 해외매출과 금액적으로 차이가 크게 납니다. 아무래도 매출누락으로 생각되는데 확인 부탁드립니다.“
(크) : “네, 이 부분은 최대한 빠르게 파악하여 매출누락이 맞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국) : “원래 이렇게까지 자세히 정리된 금융자료를 제공하지 않는데 현재 법인세 신고기간이고 보안을 위해 빠르게 세무조사가 진행되는 것이 좋다고 판단되어 정리된 자료를 전달드리니 최대한 빠르게 알아봐 주세요.
많은 사람들이 국세청이 희사의 계좌내역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세청은 사업용계좌에 대한 기본정보를 모두 가지고 있다. 법인의 경우 법인계좌를 개설하면 금융기관에서 이러한 사실을 국세청에 공유하고 개인의 경우 복식부기의무자에 한하여 사업용계좌를 홈택스에 등록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가산세 등이 부과된다. 국세청은 이와 같이 제공받은 사업용계좌에 대한 기본정보를 토대로 세무조사 명목으로 금융기관에 거래내역을 제공받을 수 있다.
국세청이 우리에게 제공한 자료는 법인 B의 최근 5년간 연도별 외화 입금 내역과 법인 B가 신고한 연도별 해외매출을 정리하여 매출누락으로 생각되는 매출금액까지 산출된 자료였다. 미팅 때 대답은 매출누락이 맞는지 파악한 후 알려드리겠다고 했지만 국세청에서 제출한 자료의 퀄리티를 보는 순간 마음속으로 ‘이런 퀄리티의 자료라면 매출누락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겠구나’라고 직감을 했다.
모든 것을 세무대리인이 알아서 할 수는 없다.
국세청에서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전 세무대리인이 어떻게 회계처리를 하였는지 살펴보았다.
안타깝게도 외화 입금 내역이 해외매출로 회계처리 되어 있지 않았다.
국세청에서 매출누락으로 의심되는 부분이 모두 대표자에 대한 가지급금(가지급금에 대한 설명은 이전 블로그 글을 참고 바란다)을 회수한 것으로 회계처리 되어 있었다.
이 경우 법인 B뿐만 아니라 대표자까지 세무적인 이슈가 발생한다.
따라서 정확한 확인을 위해 법인 B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A의 어머님과 아버님께 연락을 취했다.(이하, 대화에서 (법B)로 표기하겠다.)
(크) : ”안녕하세요. 크리에이티브파트너스입니다. 국세청과 미팅을 하였는데 먼저 해외 입금 내역 중 해외매출이 아닌 대표님의 가지급금 회수로 처리된 내역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혹시 알고 계신 내용이 있을까요?“
(법B) : “안녕하세요. 알고 계시겠지만 저희가 A때문에 1년 중 많은 날을 해외에서 보내고 있어요. 그렇다 보니까 시차 등의 이유로 한국과 연락하는게 쉽지 않아요. 또 컴퓨터도 서툴고 그래서 이전 세무대리인에게 알아서 해달라고 했어요.”
(크) : “네? 이전 세무대리인에게 알아서 해달라고 하셨다고요? 아……….그럼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시겠네요. 알겠습니다.”
세무대리업무를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상황이 바로 이런 경우이다.
많은 납세자들이 어려운 세무에 대해 수수료를 주면서 서비스를 받고 있으니 세무대리인이 “알아서 해줘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하지만 단언컨대 알아서 해주는 세무서비스는 절대 좋은 세무서비스가 아니다.
그 회사에서 발생한 거래에 대해 그 누구도 아닌 회사에서 업무를 담당하는 자가 가장 정확히 알고있다.
세무대리인은 담당자에게 거래에 대해 설명을 듣고 그에 대한 자료를 받은 후 이를 바탕으로 회계적, 세무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지 아무런 자료가 없다면 거래를 명확히 알 수 없다.
그 거래에 대해 알지 못한 상태에서의 세무대리인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 회계적, 세무적인 판단을 할 수 없고 이는 실무적으로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법인 B의 외화 입금 내역의 잘못된 회계처리가 바로 이를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였다.
우선 해외 시차로 인해 연락이 가능한 시간은 하루에 2시간정도에 불과했고 A의 어머니, 아버지가 담당을 하였기에 기본적인 서류자료 취합도 잘 이루어지지 않아 자료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세무대리인이 거래에 대해 자료를 받을 수 없을 경우 담당자의 기억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사람의 기억력이 아무리 좋아도 몇개월 전의 거래를 명확히 기억하는게 쉽지 않고 이렇게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납세자측이 알아서 해달라고 한다면 세무대리인은 정황상 예측되는 회계처리를 할 수 밖에 없다.
그 당시 A의 가족이 해외에 장기간 체류하면서 법인의 외화가 대표자에게 송금되었다가 다시 입금되는 경우가 매우 빈번히 일어났다. 이전 세무대리인은 해외매출로 인한 외화 입금 내역을 이렇게 대표자가 다시 입금한 경우로 예측하면서 잘못된 회계처리를 한 경우였다.
이 매출누락으로 인하여 법인의 매출은 크게 증가하게 되었고 위에서 서술했듯이 잘못된 회계처리로 대표자의 가지급금을 감소시킨 결과가 발생했기에 대표자의 개인소득세만 약 3억원 정도 추징되었다.
납세자와 세무대리인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이 사례를 통해 기억해야 하는 것은 바로 납세자와 세무대리인의 관계는 톱니바퀴와 같다는 것이다.
톱니바퀴의 수많은 톱니가 맞물려야 제대로 돌아가는 것과 같이 납세자와 세무대리인은 회사의 거래 및 자료와 이에 따른 회계적, 세무적 견해를 서로 주고 받으며 톱니가 맞물리 듯이 서로 일치하는 의견을 도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세무대리인이 일방적으로 알아서 해주는 세무서비스는 언젠가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가는 것과 다를바 없다.
따라서 세무대리인은 납세자가 아무리 알아서 해주는 서비스를 요청하더라도 이에 따른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설명하여 납세자가 자료를 준비하도록 설득해야 하고 납세자는 힘들더라도 세무대리인에게 회사의 거래에 대해 전달해 줄 자료를 잘 취합해서 전달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다음화에서는
이번 글에서는 국세청이 제기한 이슈 중 해외 매출 누락에 대한 부분과 이러한 이슈가 발생하게 된 부분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화에는 국세청이 제기한 법인 B의 실체를 부정한 부분에 대해 알아보고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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